[2] 지역·실력 쏠림 심각
서울서 개업한 '로변' 1489명, 강원 13명·충북 20명·전북 30명
일부 로스쿨 졸업생들은 사시 출신보다 뛰어나지만
학력 등 스펙 따라 실력차 커 月300만원 이하 제안받기도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1기생 1500여명이 사회에 진출한 2012년을 기점으로 법률 시장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사법연수원을 마치고 나오는 변호사들까지 합쳐지면서 외형적으로 2007년 7000명 남짓이던 전국 변호사 수가 지난해 말 1만4000명을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2016년 말엔 2만명 돌파도 가능하다. 이렇게 변호사 수가 급증하면 법률 사각지대가 해소되고 법률 서비스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서울 쏠림 현상은 오히려 심화돼변호사 10명 중 7명이 서울에서 활동할 정도로 '서울 쏠림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2010년 7352명, 2011년 7934명으로 꾸준히 증가한 서울 변호사는 2012년(9124명)과 작년(1만474명·전국의 73.5%)에 더 급격하게 늘었다. 지방대 로스쿨 출신들까지 서울로 몰린 탓이다. 변호사 시험 1·2회 출신 1973명 가운데 75%가 서울에서 개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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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로 쏠리는 변호사들 설명 그래픽
반면 지난해 강원과 충북, 제주에 등록한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각각 4명, 7명, 9명으로 그 지역 로스쿨 입학 정원(강원대 40명, 충북대 70명, 제주대 40명)에 비해 턱없이 낮았다. 지난해 법무부 조사 결과 변호사가 한 명도 없는 '무변촌(無辯村)'이 전국 219개 시·군·구 가운데 67곳(30.6%)이나 돼 종전에 비해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 법조 시장은 "변호사가 너무 많아 먹고살기 힘들다"며 아우성이다.
◇로스쿨 졸업자 실력·대우 극과 극사법시험 합격 후 2년간 연수원에서 실무 교육을 받은 변호사들이 상대적으로 균등한 능력을 갖춘 데 비해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실력은 천차만별이다. 로스쿨별로 비중을 두는 선발 요건(학점, 자기소개서·면접, 법학 적성시험 성적 등)이 달라 학생들의 경력이 다양한 데다 짧은 기간에 방대한 법학 이론과 실무를 습득하는 것이 쉽지 않다 보니 개인 역량에 따라 차이가 벌어진다. 서울과 지방 로스쿨, 같은 로스쿨 내에서도 상위권과 중·하위권의 실력 차이가 심각하다.
전문 특기와 유창한 어학 실력을 겸비한 상위권 학생은 법원, 검찰, 대형 로펌이 서로 데려가려고 애쓴다. 한 대형 로펌 채용 담당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우수 졸업자들보다 뛰어난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도 많다"고 했다. 그러나 상당수 로스쿨 출신들은 실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취직이 쉽지 않아 눈을 낮춰 연수원 출신들보다 낮은 급여를 받고 들어가는 실정이다. 중소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59)는 "기본적인 법리, 절차법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어 일을 시켜보면 답답할 때가 있다"고 했다. 로스쿨을 졸업한 E(여·30) 변호사는 "3년간 학비를 포함해 1억원 가까이 썼는데, 지금 받는 월급은 고작 350만원"이라며 "로변(로스쿨 출신 변호사)에게 월 300만원 이하의 보수를 제안하는 곳도 많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초동의 김모(52) 변호사는 "법률 수요 대비 변호사 과잉 공급으로 경쟁이 과열되면 변호사가 소송을 부추기거나 저가의 질 낮은 서비스를 제공할 우려가 있다"며 "변호사 수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적정 변호사 논란 여전반대로 로스쿨 재학생들은 변호사 수를 더 늘려 달라고 요구한다. 입학 정원 대비 75%인 현재의 변호사 시험 합격률을 풀어 일정 성적 이상이면 통과시키는 일종의 자격시험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재수생, 삼수생 때문에 응시자는 늘어나는데 합격자 수는 거의 고정돼 있어 로스쿨생들이 시험공부에 '올인'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 25개 로스쿨생 6000여명은 지난 19일부터 '변호사 시험 자격시험화'를 촉구하는 초록색 리본을 달고 수업을 듣는 등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25일과 26일 로스쿨 재적 인원의 76%(4722명)가 참여한 총투표에서는 70%의 찬성으로 향후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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