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ugust 12, 2014

美 프로야구 로열스 20년 팬 이성우씨

헬로, 우승을 부르는 사나이
입력 : 2014.08.13 03:04

[美 프로야구 로열스 20년 팬 이성우씨]

SNS로 알려져… 현지 팬들이 초청, 전설 '조지 브렛' 만나고 시구 나서
방문 이후 캔자스시티 8연승 행진

미 프로야구(MLB) 캔자스시티 로열스는 12일(한국 시각) 홈구장인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특별한 시구 행사를 열었다.

미국 유명 연예인이나 사회적 저명인사도 아닌 시구자가 등장하자 캔자스시티 팬들은 뜨겁게 환호했다. 미국에 아무 연고도 없는, 서울에서 회사에 다니는 한국인 이성우(38)씨였다.

이씨는 로열스 20년 '골수 팬'이다. 1995년 AFKN(주한미군 방송)을 통해 우연히 캔자스시티 로열스 경기 장면을 본 뒤 열혈 팬이 됐다. 이씨는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캔자스시티 맨 앞 글자인 대문자 K의 모양에 마음이 꽂혀 팬이 됐다"고 말했다. 로열스는 1986년 이후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약체 팀이었지만 그의 '팬심'은 변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 팬인 이성우씨가 12일(한국 시각) 미 미주리주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시구를 마친 뒤 캔자스시티 마스코트 ‘슬러거’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 팬인 이성우씨가 12일(한국 시각) 미 미주리주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시구를 마친 뒤 캔자스시티 마스코트 ‘슬러거’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 뉴시스
그의 로열스 사랑이 현지에 알려진 것은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때문이었다. 트위터 등을 통해 20년 내내 로열스 경기를 보기 위해 새벽에도 빠짐없이 일어나는 한국 팬이 있다는 말이 '전설'처럼 현지 팬들에게 회자했고, 아예 이씨를 초대하자는 운동이 벌어졌다. 이씨의 이번 미국 방문 체류 비용 전액은 캔자스시티 현지 팬들이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팬이 된 지 약 20년 만에 캔자스시티를 방문한 이씨는 극진한 VIP 대접을 받았다. 홈구장 카우프먼 스타디움뿐만 아니라 마이너리그 경기장까지 견학했고, 로열스의 전설적 야구선수 조지 브렛을 직접 만나 기념사진을 찍는 영광도 누렸다. 시구를 한 뒤 중계 부스에 등장해 TV 출연도 했다.

공교롭게 로열스는 이씨가 캔자스시티 땅을 밟은 뒤 8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씨가 온 다음 치른 7경기를 모두 이겼다. 로열스는 이씨가 시구한 12일 승리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에서 강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를 제치고 단독선두(64승53패)로 뛰어올랐다. 이씨는 경기 후 로열스가 벌이는 승리 세리머니도 함께했다.

이미 캔자스시티 팬 사이에선 15일 귀국할 예정인 이씨를 돌려보내면 안 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이씨는 "미국에 와서 가장 좋았던 것은 로열스가 연승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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