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MBC PD수첩 돈으로 보는 대한민국 2부 ' 임대업이 꿈인 나라'편에서는 갈수록 점점 임대 공화국이 되어가는 대한민국의 씁쓸한 현실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2014년 대한민국 국민들은 가장 쉽고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으로 부동산 임대사업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초등학생조차 자신의 장래희망을 임대업자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점점 늘어가는 추세라고 하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건물주가 되어 부동산 임대사업자가 되는 것을 꿈꾸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적으로 불안한 시기에 몰리고 있는 대한민국 전 연령층의 고민은 대부분 돈인데, 이같은 돈에 대한 고민을 부동산 임대업이 풀어줄 수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22년 전, 40만원의 월급을 받으며 생활하던 간호사 권선영 씨는 부동산 투자 15년만에 상가 건물을 매입해 임대 사업을 시작했고 지금은 50억대 자산가가 됐다고 하는데요.
"월세를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묻는 'PD 수첩' 제작진의 질문에 권선영 씨는 "병원에 다니면서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하는 게 너무 힘들었는데 월세를 받으면서 그같은 것들이 사라져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고 나서 지난 22년 동안 주변으로부터 욕을 많이 먹었다는 선영 씨는 "욕은 순간의 아픔이지만 내 인생을 책임져 주지는 않는다", "허나 돈은 당장의 내 개인의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나나 내 주변에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된다"고 답변했는데요.
글쎄요. 본인은 안 예쁘다고 하시는데 한 40대 중반이라고 치면 제가 볼 땐 괜찮은 외모 같은데 말입니다.
'PD수첩' 제작진은 방송 1000회를 맞이해서 전국에 20세 이상 일반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돈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 중 본인의 행복에 돈의 영향이 반 이상 미친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88.4%에 달했습니다. 이 외에도 돈 때문에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사람은 16.3%, 20억 이상의 돈이 생긴다면 불법적인 일도 할 수 있다고 대답한 사람도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큰 폭으로 높아져 30대의 경우 44.8%, 20대의 경우 64.3%에 달했습니다.
왜 이렇게 우리나라 20, 30대에 돈만 벌 수 있다면 어떠한 불법적인 일도 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진 사람이 팽배한 것일까?
한서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김종선 교수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어도 아르바이트 자리가 없다", "일자리는 줄어들고 아르바이트 자리를 얻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부모님은 학비 부담으로도 허리가 휘청이는데 아이가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자기 용돈 정도는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는데 아르바이트 자리도 구하지 못한 대학생들은 방학 때 도서관을 다닐 수 밖에 없다", "부모님은 억장이 무너지겠지만 아이도 속이 씨커멓게 탄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은데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향후 계층 이동할 가능성은 몇 %라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상당히 많은 수의 사람들이 계층 이동할 가능성이 아예 없거나 50% 이하라고 답했는데요.
회사원 이종길 씨는 "맞벌이를 하면 실수령액이 5천 정도 되는데 아이 키우고 대출금 갚고 하면 현상 유지를 하기에도 급급하다", "열심히 노력하면 중산층이 되고 중산층이 또 상류층으로 편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본다"고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한국의 부자들은 어떻게 부자가 됐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엔 전체의 71%가 "부동산 투자를 잘 했거나 부모를 잘 만나서"라고 답했고 "한국의 부자들이 더 많은 돈을 버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엔 전체의 61%가 "부동산 임대사업을 잘해서"라고 답했는데요.
배상균 위더스에셋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톱 탤런트들도 거의 값 비싼 상가 건물을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건물은 투자가치에 비해 위험률이 상당히 낮다"고 설명함으로써 도대체 왜 평범한 일반인들까지 부동산 임대업을 꿈꾸는 것인지 그 이유를 알 것만 같았습니다.
실제로 'PD수첩' 제작진이 2014년도 고위공직자 재산신고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고위공직자 708명 중 54.9%인 389명이 부동산 임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PD수첩' 제작진이 거리로 나가 인터뷰한 시민들은 한결같이 "30억이라는 거액이 생긴다면 부동산 투자부터 하고 싶다"고 답했고 부동산 투자를 하고 싶은 이유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월세 수입을 올리고 싶기 때문"이라고 답했는데요.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본인들의 노후자금으로 국민연금과 같은 사회적, 공적 자금을 믿는 분들은 거의 없다", "자기가 직접 노후자금을 마련해야 된다는 상황이 오다 보니까 부동산 임대 사업을 통해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PD수첩'의 제작진은 가로수길의 한 건물주 최모 씨를 만나 봅니다. 새벽 5시 반에 골프 연습장에 나가 다른 사람들과 커피 마시고 놀고 신문 보고 소일한다는 그는 "일 안하니까 어떠냐"는 'PD수첩' 제작진의 질문에 "일 안하고 그냥 시간 보내는게 지루하긴 한데 몸은 편하다"고 답변했습니다.
3년 전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두 자녀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 지하 2층, 지상 6층 빌딩을 170억에 매입했습니다. 당시 두 사람의 나이는 각각 스무살(90년생), 스물다섯살(85년생). -_-;;
두 자녀는 빌딩을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170억 원을 대출받았는데요. 대출금을 갚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현재 CJ 그룹에 대리 직함을 달고 있다는 그들. 중간에 20억 짜리 빌라도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아무리 많이 받아봐야 연봉 4천, 5천에 불과할 이들이 어떻게 이 많은 온행 빚을 갚을 수 있었던 것일까? 혹시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편법 증여나 상속을 받은 것은 아닐까?
모두가 이 자금 출처에 대하여 궁금해 하고 있던 찰라 'PD수첩' 제작진은 이러한 자금이 임대수익으로도 채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거기다 3년 전 170억 원에 매입한 건물의 시가는 지금은 약 300억 원으로 3년 만에 두 배가 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3년 만에 임대수입으로 은행 빚을 다 갚은 것은 물론 130억원의 순익을 올린 것입니다. =_=;;
하지만 이같은 세태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 이모 씨는 "3년 전 170억에 산 건물이 지금은 300억 한다고 그러면 누가 회사를 다니며 성실히 일을 하겠나", "어디서 누군가는 월급도 못 받고 쫓겨나는 사람들도 많은데 빈익빈 부익부가 지금보다 더 심해져선 안 된다"고 비판했는데요.
'PD수첩' 제작진은 가로수길 건물 79채의 등기부등본을 떼어 소유주 현황을 조사했습니다. 대개가 증여나 상속으로 대물림되고 있었고 이같은 건물을 증여받은 이들 중에는 만 6세 이하의 어린이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IFA 자산관리소 서기수 소장은 "조물주보다 위대한게 건물주", "건물은 내가 돈을 모아서 살 수 없다. 물려 받아야 된다"고 비꼼으로써 본인의 노력과 노동으로 얻어내는 소득의 가치보다 부동산으로 얻어내는 불로소득의 가치가 훨씬 큰 우리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가로수길 건물주들은 "임대업이 쉬운 줄 아냐"며 "세입자가 세도 잘 주지 않고 이사가면서 쓰레기를 잔뜩 버리고 나서 우리 비용으로 치워야 될 때도 있다", "세금은 또 어찌나 많이 나오는지 재산세도 그렇고 종합소득세 때문에 허리가 휜다"고 하소연하는데요. ← 다른 사람들은 세금 많이 낸다고 해도 건물주가 되고 싶지 않을까요.
경기도 고양의 한 상가에 전 재산을 투자했다 미분양이 된 바람에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한 투자자는 "미분양된 상가를 볼 때마다 천불이 터진다"며 "장사 잘 되니까 자꾸 나가라고 하고 세를 올려달라고 하는 상가 주인 때문에 자기도 편하게 세 받아먹으려고 투자했다 일이 이렇게 되서 안타깝다"고 했습니다.
"업자들의 현란한 말빨에 현혹되서 상가를 잘못 분양받으면 그냥 망하는 것"이라는 조언도 빼먹지 않았는데요.
한서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김종선 교수는 "부자들은 처음부터 그 지역이 개발될 거란 정보를 가지고 부동산을 매입하기 때문에 실패가 없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정보가 없이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낭패를 보게 된다", "업자들은 11%, 13% 안정적인 수익을 강조하는데 그렇게 좋은 투자처가 있으면 자기들이 투자하지 왜 남에게 권유하겠냐", "자극적인 광고를 내세우는 분양업체일수록 현실은 더 어려울 것"이라 강조했습니다.
스타벅스 커피 한잔을 마시기 위해 세계 각국의 노동시간 추이를 계산해 보니 영국, 프랑스, 호주는 약 19분, 미국, 일본은 약 32분, 한국은 약 62분으로 조사됐습니다.
노동의 대가인 월 평균 임금 변화 추이는 지난 10여년간 6.64% 오르는데 그친 반면 가로수길 건물 매매가는 약 30억원에서 약 200억원으로 8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건물 매매가가 오르면서 가로수길 건물주가 받는 월 평균 임대소득도 14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가파르게 수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국상가세입자협회 고문 김영주 변호사는 "열심히 사는 사람이 그만큼 보장을 받는 세상이 평등한 세상 아니냐", "건물 하나 세놓고 수틀리면 월세를 두, 세배씩 올려버리면 세상에 누가 열심히 살겠냐" 반문하는데요.
가로수길에 들어와 발효빵 전문점을 운영하던 이호영 씨는 장사가 한참 잘 되고 하는데 건물 주인이 세를 큰 폭으로 올려주거나 나가줄 것을 요구해서 진짜 당황했다고 털어놓습니다.
"10년, 20년을 영업해야 가게가 명맥을 이어가고 전문점이 되는 건데 우리나라 현실에선 불가능한 일인가 보다", "너무 돈을 벌어도 안되겠구나". "사람이 이런 식으로 욕심이 생기는구나" 꺠달음을 얻었다고 하는데요.
샌드위치 전문점을 운영하던 김한민 씨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6년 동안 빵집을 하며 상권을 다져 온 김한민 씨에게 돌아온 것은 높은 임대료와 재계약 불가 내용증명서 뿐이었다고 헀는데요.
현재 한민 씨가 상권을 다진 자리는 대기업이 들어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무법인 대지 이건욱 대표 변호사는 "원래 가로수길이 이렇게 임대료가 비싼 동네가 아니었다"며 "수요, 공급에 의해 가격이 뛴 것이 아니라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가격 급등 현상이 벌어진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배상균 위더스에셋인베스트먼트 대표도 같은 이야기를 하는데요.
대기업에 밀려 자리를 내어줄 수 밖에 없었던 김한민 씨는 중소상인들의 영역까지 치고 들어오는 대기업과 그들에 맞춰 건물 임대료를 가파르게 올려 버린 건물주들에 깊은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또 다른 가로수길 임차상인도 "건물주가 월세를 계속 올려달라고 해서 견딜 수가 없어 협의중"이라며 "어디 있는지는 모르지만 유병언이라도 잡아 보상금을 받아야겠다"는 뼈 있는 농담을 건넸습니다.
참여연대 집행위원회 김남근 변호사는 "10대 기업들의 사내 유보율이 300조를 넘는 상황에서 해외에 적극 진출하고 산업경쟁력을 위한 투자를 해도 모자랄 시점에 중소상인들을 거리로 내몰고 임대업에 투자함으로써 결국 우리 사회 전체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는 문제로 나타나게 된다"
또 "열심히 노동을 하면 중상층으로서의 삶을 보장하는게 자본주의의 기본 정신인데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가난을 벗을 수 없는 워킹푸어가 우리 사회에 400만이나 된다", "그러다 보니까 사회가 양극화되고 기업은 미래 경쟁력을 잃고 개인들은 대기업 제품을 구입하려 해도 돈이 없어 소비를 줄일 수 밖에 없는 내수경제 위축이라는 악순환에 시달리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OECD 국가 중 저임금 근로자 비율 1위, OECD 국가 중 노동 환경 최악, OECD 국가 중남녀 임금격차 1위, OECD 국가 중 경제 규모에 따른 복지 지출 비중 꼴찌, OECD 국가 중10년 연속 자살율, 노인 자살율 1위, OECD 국가 중 출산율 꼴지 등등 정말 부끄러운 2014년 대한민국의 자화상이 아닐 수 없는데요. ← 여기다 학생들은 공무원이 꿈이고 직장인들은 건물주가 꿈인 나라라는 점을 눈여겨 봐야죠. 이 나라는 이제 미래가 없어요. 공무원이나 건물주가 대체 무슨 경제적 가치를 발생시킨다는 겁니까?
'PD수첩' 제작진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쫓겨나는 임차상인들의 비참한 현실을 들여다 봅니다. 'PD수첩' 제작진을 만난 임차상인들은 "법이 그렇다니 건물주와 합의 하에 건물을 비워주는 수 밖엔 없다"면서도 영세한 자신들을 구해주지 못하는 법에 대한 원망을 내비쳤습니다.
전국상가세입자협회 고문 김영주 변호사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영세상인을 보호하기보다 오히려 부자 임대인만 보호하는 법이 되어 버렸다"며 법 개정을 촉구했습니다. "임대인의 소유권도 중요하지만 임차인의 영업가치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만큼 법의 보호를 받아야 마땅하다"는 것인데요.
가로수길이 오늘날 뜨는 거리로 변모한 것은 밤낮없이 열심히 일하는 상인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높아진 가치는 건물주에게만 돌아가고 있었고 이를 보호해 줄 법익은 미비한 것이 현실입니다.
열심히 일하는 댓가를 가져가지 못하는 사회를 과연 건강한 사회라 말할 수 있을까요? 빈익빈 부익부라는 말이 이번 PD수첩 '임대업이 꿈인 나라' 편에서만큼 절실하게 느껴진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 만으로 정당한 댓가를 받고 부족함 없이 살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가진 것 없이 자기 노력만으로 열심히 사는 평범한 국민들은 왜 작은 행복조차 걷어차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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