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으로 가장 부담 없이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는 집단은 20~30대 미혼 남녀다. 일단 고려 대상에서 배우자나 자녀가 빠진다. 오직 ‘나’를 중심에 두고 항공편, 숙소, 일정을 정할 수 있다. 친구, 연인, 가족(부모, 형제, 자매), 직장 동료 등 동반자 선택의 폭도 훨씬 넓다. 물론 혼자 배낭(또는 트렁크)을 벗 삼아 유유자적의 길을 떠날 수도 있다.
비용은 해외여행을 희망하는 싱글 남녀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비용 문제만 해결될 경우 당장이라도 주말을 이용해 해외여행을 가겠다는 사람이 절대다수다. 20~30대 싱글들의 경험담을 통해 해외여행 비용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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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요일 출발 항공권은 피하라!
해외여행 경비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항공권이다. 여행 기간이 일주일 안팎이고 목적지가 유럽이나 북미인 장거리 해외여행의 경우 항공권 가격이 전체 경비에서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여행 경비를 낮추기 위해선 저렴한 항공권 구매가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해외여행 경험이 많은 20~30대 싱글 직장인들은 항공권을 싸게 사려면 “최소 출발 석 달 전부터 시작하는 얼리버드(조기예약) 특가 항공권을 노려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또 얼리버드나 특가 시즌을 놓치지 않으려면 항공사의 이메일 뉴스레터나 여행사들의 SNS를 통해 특가 소식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20대 초반 싱글 직장 여성 A씨는 “하루 종일 인터파크투어(http://tour.interpark.com)를 들여다보다가 미국 왕복 항공권을 90만 원에 득템한 적이 있다”며 “초저가 항공권 구입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내외 항공사들은 얼리버드 특가 외에 신년 맞이, 신규 취항, 항공동맹체 가입, 창사 기념 등 다양한 이유를 내세워 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또 여행사들이 특정 노선에 대한 특가 항공권을 선보이기도 한다. 단, 특가 프로모션은 가격경쟁력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최대 체류 기간이 짧고 마일리지 적립, 환불 등에 제한이 있다. 또 일정 변경 시 추가 비용을 낼 수 있다. 성수기는 특가 프로모션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마케팅 부서에 근무하는 20대 후반 싱글 여성 B씨는 “항공사별로 일정한 할인 주기가 있는데 그것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얼리버드 티켓은 여행 날짜에 제한이 있지만 할인율이 높기 때문에 항상 점검하는 편입니다.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항공권 할인 정보 앱을 다운받아서 수시로 확인하고 계획을 짭니다.”
B씨는 ‘떨이 항공권’ 전문 사이트를 통해서도 항공권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통 항공사들이 연초나 신규 노선을 론칭할 때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 평소에 정보력을 잘 갖춰두어야 합니다. 매일 부지런히 정보를 습득할 시간이 없다면 땡처리(마감 임박) 항공권을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인 스카이스캐너(www.skyscanner.co.kr)에서 최저가 항공권을 구입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저비용항공사이거나 스톱오버가 안 되는 티켓이라 몸은 불편할 수 있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견딜 만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20~30대 싱글 직장인들은 특가 프로모션, 땡처리 항공권과 함께 저비용항공사를 초저가 항공권 구매 수단으로 꼽았다.
현재 일본, 중국,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에서 운항 중인 국내 저비용항공사 노선은 30여 개에 이른다. 또 외국계 저비용항공사들도 국내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 등장을 계기로 20만~30만 원대이던 김포~제주 왕복 항공권 가격이 10만 원대로 내려갔다. 또 홍콩이나 방콕 노선의 경우 20만 원대 특가 항공권도 볼 수 있다. 단거리 여행 시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하면 항공료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단, 일부 저비용항공사는 기내식을 제공하지 않고, 위탁 수하물의 중량이 적다. 30대 초반 싱글 직장 남성 C씨는 “짐이 많지 않다면 무조건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해외 저비용항공사 중에서는 피치항공, 에어아시아의 가격 조건이 좋습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 중에선 진에어,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등이 ‘대박세일’을 자주 합니다. 항공권이 저렴한 대신 수하물 때문에 돈을 지불해야 할 때가 있는데, 여자들이야 화장품이다 뭐다 해서 짐이 많지만 남자들은 배낭 하나로 해결이 되니 당연히 저비용항공사를 선택합니다.”
싱글 직장인 해외여행 고수들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일반 항공권을 구매할 때도 몇 가지 원칙을 지키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첫 번째는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항공권을 예약하라는 것이다. 오프라인 여행사, 온라인 여행사 사이트, 항공사 예약 발권 센터 등 어디에서 구매하더라도 예약 시 일종의 서비스 수수료가 부과되는데, 항공사 홈페이지는 구매자가 직접 모든 것을 진행하기 때문에 일체의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항공권이 가장 비싼 목요일 출발은 피하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일본, 동남아시아, 홍콩 등 가까운 지역의 경우 주말을 이용해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목요일 출발 항공권을 가장 많이 이용한다. 목요일 다음으로 비싼 요일은 금요일이다. 반면 일요일에서 화요일 사이에 출발하는 항공권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세 번째는 싸게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3월, 6월, 9월(추석 연휴 제외)에 떠나라는 것이다. 항공권 예약은 통상 2개월 전 예약 시 가장 저렴하기 때문에 3·6·9월 출발 항공권은 1월, 4월, 7월에 예약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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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박 공유 사이트를 활용하라!
해외여행 경비 중 항공권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숙박비다. 많게는 3분의 1 정도가 숙박비로 지출된다. 일반 패키지여행 상품의 경우 싱글 직장인이 혼자 떠난다면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일반적으로 패키지는 2인 1실로 상품이 구성되기 때문에 혼자 객실을 쓰는 사람은 ‘싱글 차지’(Single Charge)를 내도록 돼 있다.
개별여행을 선호하는 20~30대 싱글 직장인들 사이에서 에어비앤비(www.airbnb.co.kr)와 카우치서핑(www.couchsurfing.org)은 최고의 숙박비 절감 사이트로 통한다. 20대 후반 싱글 직장 남성 D씨는 “최근에는 항상 에어비앤비를 이용한다”고 밝혔다.
“싱글이다 보니 휴가 때 혼자 여행을 자주 갑니다. 예전에는 저렴한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를 숙소로 잡았는데 이제는 에어비앤비 사이트를 이용해요. 빈에 갔을 때 여섯 명이 방을 같이 쓰는 게스트하우스 하루 숙박비가 1인당 30유로(약 5만 원)인 반면에 에어비앤비 숙소는 하루 40달러였습니다. 부엌과 화장실이 딸린 원룸을 혼자 다 썼습니다.”
현재 에어비앤비는 세계 192개국 3만4천여 개 도시의 숙소 정보를 제공한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숙소가 필요한 여행객과 여유 공간을 빌려주거나 공유할 수 있는 현지인을 연결시켜준다.
현지인은 출장이나 여행으로 집을 장기간 비우거나 사용하지 않는 방이 있을 경우 일정 금액을 받고 여행객에게 공간을 내 준다. 이용자 후기를 통해 숙소에 대한 평판이나 반려동물 유무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페이스북을 통해 주인과 여행객의 질의·응답도 이루어진다. 특히 숙박비가 높은 유럽, 일본을 여행할 때 유용하다고 알려져 있다.
카우치서핑은 세계 10만여 개 도시, 700만여 명이 회원인 무료 숙박 제공 사이트다. 단순한 숙소 제공 차원에서 벗어나 여행자가 현지인의 문화와 일상을 체험하자는 취지에서 탄생됐다. 방을 빌리거나 주인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에어비앤비처럼 이용자 후기를 통해 주인과 숙소에 대한 신뢰도를 확인할 수 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숙박 공유 사이트와 달리 특정 지역 숙박 정보 사이트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20대 후반 싱글 직장 여성 E씨는 일본 호텔, 료칸(온천여관) 전문 예약 사이트인 재패니칸(www.japanican.com)과 텐호텔(www.10hotel.co.kr)을 추천했다.
“아고다(www.agoda.com)나 트립어드바이저(www.tripadvisor.co.kr)에는 세계 거의 모든 호텔이 등록돼 있지만 환율과 수수료를 고려하면 꼭 최저가는 아닙니다. 일본의 경우에는 지역별로 검증된 숙박 시설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사이트들이 몇 개 있습니다. 시코쿠로 2박 3일 여행을 떠날 예정이라 텐호텔을 검색했는데 작은 아파트 하루 숙박비가 8만 원 정도였습니다.”
한편 유스호스텔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20대 후반 싱글 직장 여성 F씨는 “비용과 안전 측면에서 유스호스텔이 가장 낫다”고 말했다.
“YHA 같은 글로벌 체인을 갖춘 유스호스텔 이용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방 값도 저렴하지만 지점이 많아 유럽을 여행할 때 연계해서 숙박지를 옮기기가 매우 편리합니다. 특히 YHA 직원들로부터 현지 맛집 정보도 얻을 수 있습니다. YHA 직원들은 회사와 연계된 트래블 패키지가 없기 때문에 철저히 현지인 관점에서의 맛집을 추천해 줍니다.”
한인 민박과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갈렸다. 숙소에 따라 서비스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한인 민박은 한국어 사용이 가능하고 한식이 제공되는 것이 장점으로 꼽혔다. 반면 서비스가 천양지차고 일부 숙소는 요금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특히 20~30대 젊은층은 기본적인 영어 구사가 가능해 한인 민박의 장점은 줄어드는 추세다.
게스트하우스는 저렴한 숙소로서의 예전의 명성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중이다. 30대 후반 싱글 여성 프리랜서 작가 G씨는 게스트하우스를 싸고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출발 전이 아닌 현지에서 숙박 예약 사이트를 검토해 도착 지점에서 가깝고 괜찮은 게스트하우스를 찾아 1박만 예약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면 이동 비용을 아낄 수 있으며, 추가 숙박 시에도 주인과 직접 흥정해 예약 사이트 수수료(전체 숙박비의 10~20%)를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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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셜 커머스에 주목하라!
세계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소셜 커머스는 국내, 해외 구분 없이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박리다매 할인 상품들을 앞세워 불경기에 한 푼이라도 아껴보려는 사람들의 소비심리를 공략하고 있다. 티켓몬스터가 운영하는 티몬(www.tmon.co.kr)의 경우 지난해 거래액이 1조 원을 훌쩍 넘겼다.
티몬, 쿠팡, 위메프 등 소셜 커머스는 공동 구매 형태의 전자 상거래 사이트로 20~30대 싱글 직장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땡처리 전문 업체를 비롯해 온라인 카페, 오픈 마켓 등에서 싸게 판매되던 항공권, 숙박권, 여행 상품(패키지, 에어텔, 자유여행) 등을 선보이면서 저렴하게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는 새로운 지름길로 떠올랐다. 30대 초반 여성 직장인 H씨는 “소셜 커머스를 잘만 이용하면 일반 여행 상품과 동일한 상품을 적게는 20%, 많게는 50%까지 싸게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항공권과 호텔을 결합한 에어텔 상품이 다양하고 저렴한 편입니다. 금요일 밤에 떠나 월요일 새벽에 돌아오는 ‘도깨비 여행’처럼 직장인의 스케줄에 맞춘 여행 상품도 꽤 많고요. 구매 절차도 간편하고, 상품 설명이 큼직한 이미지로 잘 돼 있어 일정을 이해하기도 쉽습니다.”
물론 제한된 출발일(대개 마감 임박), 일반 여행약관이 아닌 특별약관이 적용되는 취소· 환불 규정 등은 단점으로 꼽힌다. 할인 항공권의 경우 구매 취소 시 상당한 위약금을 부담해야 한다.
20~30대 싱글 직장인들 사이에는 해외 소셜 커머스 이용률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그루폰(www.groupon.com), 리빙소셜(www.livingsocial.com), 폰파레(http://ponpare.jp)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 소셜 커머스는 여행 카테고리의 70% 이상이 호텔, 리조트 상품이고 일본은 온천여관 상품이 많다. 시설과 서비스가 좋고 저렴한 숙박 시설을 찾는 개별여행객에게 유용하다. 일본 소셜 커머스의 경우 50% 정도 할인된 가격인 1인당 5천∼6천 엔으로 온천여관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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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료 시티투어를 이용하라!
카타르 도하, 대만 타이베이, 싱가포르 등의 국제공항을 경유(스톱오버)하는 경우 무료 시티투어 프로그램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비용 부담 없이 짧은 시간 안에 주요 관광 명소를 돌아볼 수 있다. 저렴하고 콤팩트한 해외여행을 원하는 20~30대 싱글 직장인들에게 안성맞춤이다. 현재 홍콩이나 런던, 뉴욕에서 시티투어 버스 이용 시 요금이 50달러 안팎(1일권 기준)임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혜택이다.
도하 무료 시티투어는 카타르항공과 카타르관광청이 지난 2월 공동으로 선보였다. 도하 국제공항 환승 시간이 5시간 이상, 12시간 미만인 여행객이면 누구나 공항 내에 위치한 도하 시티투어 카운터에 신청할 수 있다. 매일 오전 8시와 10시, 오후 1시와 7시 30분에 각각 출발하며 약 3시간에 걸쳐 도하의 랜드마크를 돌아보게 된다. 단, 매회 선착순 26명으로 인원이 제한되며 사전 예약은 불가능하다.
타이베이 무료 반일 투어(Free Half-day Tour)는 대만 교통부 관광국이 제공하는 관광 서비스다. 타이베이의 관문인 타오위안(桃園) 공항에서 7~24시간 체류 시 공항 입국장 여행자 서비스 센터에 신청할 수 있다. ‘모닝 투어’는 오전 8시(제2터미널)ㆍ8시 15분(제1터미널)에 시작해 오후 1시까지 돌아오고, ‘애프터눈 투어’는 오후 1시 30분(제2터미널)ㆍ1시 45분(제1터미널)에 시작해 오후 6시 30분까지 복귀한다. 단, 매회 선착순 18명으로 인원이 제한된다. 또 버스 안에는 수납공간이 없기 때문에 손가방 외 모든 짐은 공항 내 수하물 서비스 카운터에 맡겨야 한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5시간 이상 머무르는 환승객은 2시간 코스의 무료 싱가포르 투어(Free Singapore Tours)를 이용할 수 있다. 헤리티지 투어(Heritage Tour)는 오전 9시와 11시 30분, 오후 2시 30분과 4시에 각각 출발한다. 멀라이언 파크, 차이나타운 또는 리틀 인디아에서 싱가포르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일정이다. 또 시티 라이트 투어(City Lights Tour)는 오후 6시 30분에 출발한다. 마리나 베이 워터프런트, 야시장이 열리는 부기스 빌리지, 래플즈 호텔 등을 돌아보는 일정이다. 무료 싱가포르 투어 신청 부스는 창이공항 제2, 3터미널에 위치하며 출발 45분 전까지 신청을 마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