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May 20, 2015

"韓國에선 이론만 암기하면 최고였는데… 美國은 응용 못하는 科學지식 안통하더라" 

  • 피츠버그(미국)=엄보운 기자
  • 입력 : 2015.05.20 03:00

    [전세계 1700명 참가 국제과학기술경진대회 가보니]

    4등이상 300명 중 한국은 2명
    한국학생은 발명품 경진 수준… 선진국은 실용화 아이템 승부

    "해파리로 바닷속 중금속을 흡착할 수 있다면, 같은 방법으로 금이나 은 같은 귀금속도 얻을 수 있을까요?"(심사위원)

    "귀금속은 화학 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아 같은 방법으로는 금을 얻기가 어렵고, 귀금속 입자만 체로 거르듯 흡착하는 물리적 방법을 써야 합니다."(강선우 학생)

    지난 14일 글로벌 반도체기업 인텔과 인텔재단이 주최한 국제과학기술경진대회(ISEF·Intel International Science & Engineering Fair)가 열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州) 피츠버그 로렌스 컨벤션센터. 반백(斑白)의 미국 심사위원이 강선우(18·청심국제고 3년)양에게 질문을 던지자 강양은 중금속과 귀금속 흡착의 차이점을 침착히 설명했다. 강양은 이번 대회에 급속히 증식하는 탓에 '바다의 무법자'로 불리는 해파리를 이용해 수은·카드뮴 등 중금속을 없애는 아이디어를 시연했다.

    강양의 설명을 들은 심사위원 니콜라스(51) 박사는 "해파리에 황산 콘드로이틴이 있다는 것과 이 물질로 중금속을 걸러낼 수 있다는 건 알려진 사실이었지만, 이 둘을 연결할 생각은 학생이 처음으로 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강양은 "이 주제로, 한국에서 열린 경진대회에 수차례 나가봤지만, 칭찬을 받기는 처음"이라며 얼떨떨해했다.
    
 국제과학기술경진대회에 출전한 인천 진산과학고 장준수(18)군이 심사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국제과학기술경진대회에 출전한 인천 진산과학고 장준수(18)군이 심사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인텔코리아 제공
    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환경 등 20개 과학 분야에서 세계 고교생들이 경진을 펼친 인텔 ISEF에는 75개국에서 선발된 1000개 팀(1700여명)이 참가했다. 20개 분야에서 1등상을 받은 학생들 가운데 비행기 객실의 공기 질을 향상시키는 시스템을 개발한 캐나다 출신의 레이먼드 왕(17)이 종합 우승했다. 18개 팀 36명을 보낸 한국은 강선우양이 지구환경 분야 2등상을 받았고 생물 분야 4등상(창원과학고 황희선), ADA(American Dental Association) 재단 특별상(부산 장안고 안유진·엄혜림·이수연)을 받았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국 학생들은 "이론을 자유자재로 응용할 수 있는 수준이 돼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친환경 소재를 이용한 구강 바이오필름 생성 억제 및 분해에 관한 연구'로 특별상을 받은 엄혜림(18)양은 "한국의 경진대회에선 주어진 연구 주제와 관련해 기존 이론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를 평가받았지만, 이번 대회에선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을 제시하고 이론을 적용시켜보라는 주문을 받았다"며 "한국 대회 때처럼 15분 분량의 발표문을 달달 외워왔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인솔한 한국과학기술지원단 이희권 부단장은 "인텔 ISEF 등 국제대회에선 응용이 자유롭게 되는 학생은 '이론적으로 이미 탄탄하다'고 간주한다"고 했다. 이 부단장은 "1999년 참가한 이래 한국 학생들이 종합 우승상을 한 차례도 받지 못한 것도 문제 해결 능력보다 이론을 설명·해석하는 데 치중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번 대회 20개 분야에서 4등상 이상을 받은 300여명 가운데 한국 학생은 2명에 불과하다. 미국 200명, 캐나다 20명, 독일 11명, 중국 11명, 싱가포르 10명, 사우디아라비아 9명, 일본 5명, 필리핀 3명, 베트남 2명 순으로 수상자를 냈다. 세계 최대 고교생 과학경진 대회인 인텔 ISEF에 한국은 1999년부터 참가해 한 해 두세 팀 정도 입상하고 있다. 카이스트 배두환 교수는 "한국 학생들은 대체로 발명품 경진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과학 선진국 학생들은 당장 실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아이디어도 내고 있다"며 "한국 과학 교육이 그저 이론을 익히고 시험을 잘 치르는 데 치중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2등상을 받은 강선우양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실험에 필요한 중금속을 자비 200만원을 들여 구했다. 학교 실험실에 필요한 재료가 구비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100자평

    2015.05.20 07:15:48신고 | 삭제
    넘쳐나는 정보사회에서 암기능력으로 창의적인 과학에 도전한다는 생각은 60~70년대 식 사고의 교육시스템이다.아니면 우리 사회가 아직도 암기능력을 천재의 요건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초기 수학,과학 등의 올림피아드에서 우수한 능력을 드러내었던 많은 어린 천재들은 다 어디에 있는가? 오로지 수험용을 위한 능력 이었는가?과학은 노벨상이 목적이 되어서는 수상자가 될 수..
    2015.05.20 15:02:05신고 | 삭제
    구글 글래스만 들이대어도 온라인으로 정보가 쫘악 들어오는 세상이 펼쳐지는 판에 그깟 암기가 무슨 소용인가? 연필 아무리 돌려봤자 시험지에 긁적이는 수준인것을...
    2015.05.20 14:04:07신고 | 삭제
    미래의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시험만 잘 보는 암기기술자는 필요 없다는 것이다.
    2015.05.20 13:59:45신고 | 삭제
    지근지근 아프다 그렇다고 생각을 많이 한 그게 정답인지 아닌지 알수가 없다 그래서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고 창의적인 교육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다 그 확립된 그 지식이 머리속에 있어야 그 바탕에서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어느정도의 주입식은 필요하며 그 방면에 재미있어하면서 생각을 해야 되니 성공하자면 아무직업이나 하면 않되는 시대가 되었다
    2015.05.20 13:53:33신고 | 삭제
    과거에는 과학이란게 없었던 시절 산업화이전에는 외우는게 장땡이야 생각필요없음 오히려 생각을 하다가나느 외우는 시간만 줄어들므로 생각을 하는 것은 손해다 그런데 외우는 것은 컴퓨터가 대신한 지금의 시대는 창의력이 우선인 것이다 암기는 생각이 필요없어 그냥 무식하게 외우면 되는 것이고 창의력은 지식을 바탕으로 한단계 더 나가서 오래 여러방면으로 생각해야 되니 머리가
    2015.05.20 13:14:20신고 | 삭제
    수학 및 과학 시험칠 때, 그 많고 복잡한 공식을 다 외워오라는 수학을 암기과목화시킨 한국식 교육방식과, 공식들 시험지에 다 써주고 응용에 중점을 둔 선진국 교육방식 차이다. 세상에 학창시절때 배웠던 공식들 다 외우고 다니는 사람들 얼마나 있을까? 필요하면 그때그때 다 찾아보고 사용하지 않나? 실용 및 활용에 중점을 둔 교육과 무조건 암기하라는 교육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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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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