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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부족, 건강에 치명적… 각종 호르몬 불균형 불러
알츠하이머 등 질병 유발… 집중력 저하 따른 事故도
살려면 숙면하라
가능하면 일찍일찍 퇴근… 7~8시간 수면시간 확보를
- 일러스트=김성규 기자
현영철은 수면무호흡증?
- 지난달 평양에서 열린 인민군 훈련 일꾼대회에서 졸고 있는 현영철(왼쪽) 당시 북한 인민무력부장. / 노동신문
이은 세브란스 병원 수면건강센터 교수도 "현영철처럼 목이 짧고 턱이 없는 사람은 누웠을 때 기도가 충분히 열리지 않아 수면무호흡증을 앓게 될 수가 있다"면서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경우 밤에 충분히 자도 낮에 계속 졸음이 밀려와 업무상 '퍼포먼스' 저하로 상사에게 태도가 불량하다는 인상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수면무호흡증은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증가하는데, 노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환자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잠들기 전 하루를 정리하지 마라
그러나 현대인들에게 '숙면의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잠이 들려면 뇌의 생체시계가 꺼져야 하는데 퇴근 시간이 늦으면 뇌가 각성 상태를 유지하게 돼 쉽게 잠들지 못한다. 피곤하면 잠이 잘 올 거라고 생각하지만 몸의 피로는 오히려 뇌를 깨운다. 침대에 누워 잠들기 전 하루를 정리하고 다음 날을 준비하는 '성실한 습관'도 숙면의 적(敵)이다. 이은 교수는 "스케줄 정리는 눕기 전에 마치고 잠자리에선 잠만 자야 한다"고 말했다.
'수면 빚'은 위험하다
낮에 졸리는 현상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수면의학 권위자인 미국 수면의학자 윌리엄 디멘트는 "졸음에 대한 무지를 '국가 비상 사태'로 본다"고 했다. 그는 저서 '수면의 약속'에서 '수면 빚(sleep debt)'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디멘트에 따르면 수면 부족의 축적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는 점에서 금전적인 빚과 같다. 졸음은 '졸음 운전' 이상의 위험을 초래한다. 1989년 수백만갤런의 원유를 바다로 쏟아낸 유조선 엑손 발데스호 좌초 사건은 이틀간 6시간밖에 자지 못한 3등 항해사의 수면 부족이 원인이었다. 우주선 챌린저호 폭발 사건도 미 항공우주국(NASA) 책임자들의 심각한 수면 부족에 기인했다. 디멘트는 "졸음은 경쟁력을 갉아먹는다. 집중력 저하, 의사 결정의 지연과 오류, 무관심, 동기 상실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직장에서의 의사 결정이 생명을 좌우하지는 않지만 생계를 좌우하기는 한다"고 썼다.
수면 부족은 건강에도 치명적이다. 뇌는 잠을 자는 동안 각종 호르몬을 분비해 몸의 균형을 맞춘다. 당뇨도, 각종 염증 질환도 잘 자야 호전된다. 수면무호흡 환자는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정상인보다 높다. 심장이 뇌에 산소를 보내느라 밤사이 무리를 하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 유발 물질로 알려진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도 잠이 부족하면 뇌에 축적된다. 이은 교수는 "흔히들 수면제가 몸에 안 좋다고 꺼리는데 수면제가 인체에 끼치는 해악보다 잠을 못 자고 버티는 것이 몸에 더 나쁘다"고 말했다.
불면에 시달리는 사람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09년 30만5029명에서 2014년 48만7202명으로 5년 새 약 18만2000명이 늘어났다.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어두울 때 뇌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데, 스마트폰, 인터넷, TV 등이 내뿜는 '빛 공해'가 이 호르몬의 분비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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