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May 27, 2015

입력 : 2015.05.22 15:21 | 수정 : 2015.05.27 15:50

잠부족, 건강에 치명적… 각종 호르몬 불균형 불러 
알츠하이머 등 질병 유발… 집중력 저하 따른 事故도 

살려면 숙면하라 
가능하면 일찍일찍 퇴근… 7~8시간 수면시간 확보를

북한 군부 서열 2위였던 현영철(66) 인민무력부장이 공개 처형된 사실이 최근 국가정보원 국회 보고를 통해 알려졌다. 국정원은 현영철이 처형된 이유 중 하나를 '회의 때 졸았기 때문'으로 파악했다. 믿기 어렵지만, 김정은은 고위 간부들에게 회의석상에서 졸지 말라고 수차례 지시했는데, 이를 어긴 것이 김정은의 심기를 건드려 처형에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졸면 정말 죽는다… 반드시 代價 치르는 '수면 빚'
 일러스트=김성규 기자
지난달 26일자 노동신문에는 전날 평양에서 열린 제5차 훈련일꾼대회에서 김정은이 연설하고 있는데 주석단에 앉은 현영철이 눈을 감고 졸고 있는 사진이 실렸다. '항우장사도 자기 눈꺼풀은 들어 올리지 못한다'더니, '최고 존엄'에 대한 두려움도 현영철의 졸음은 막지 못한 모양이다. 졸음은 그만큼 불가항력(不可抗力)이라는 얘기다.

현영철은 수면무호흡증?

 [Why] 졸면 정말 죽는다… 반드시 代價 치르는 '수면 빚'
 지난달 평양에서 열린 인민군 훈련 일꾼대회에서 졸고 있는 현영철(왼쪽) 당시 북한 인민무력부장. / 노동신문
처형당한 현영철은 턱이 작고 목이 짧으며 뚱뚱한 체형이다. 수면 전문가들은 이를 토대로 현영철이 수면무호흡증을 앓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종우 숨수면클리닉 원장은 "사진상으로 보이는 현영철의 체형으로 미루어 보아 수면무호흡증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수면무호흡증은 밤에 충분히 잤는데도 낮에 졸음이 쏟아지는 '주간(晝間) 졸림증'의 대표적인 사례. 숨을 들이마실 때 열려 있어야 할 상기도(上氣道)가 좁아져서 후두 근육이 이를 막아 잠자던 중 숨이 막히거나 호흡이 감소하는 현상이다. 턱이 작으면 기도(氣道)도 상대적으로 좁아져 숨쉬기가 어려워지고, 살이 찌면 혀의 지방량도 덩달아 늘어나 기도가 좁아진다.

이은 세브란스 병원 수면건강센터 교수도 "현영철처럼 목이 짧고 턱이 없는 사람은 누웠을 때 기도가 충분히 열리지 않아 수면무호흡증을 앓게 될 수가 있다"면서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경우 밤에 충분히 자도 낮에 계속 졸음이 밀려와 업무상 '퍼포먼스' 저하로 상사에게 태도가 불량하다는 인상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수면무호흡증은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증가하는데, 노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환자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잠들기 전 하루를 정리하지 마라

 [Why] 졸면 정말 죽는다… 반드시 代價 치르는 '수면 빚'
수면무호흡증도 아닌데 낮에 계속 졸음이 온다면 밤에 푹 자지 못한다는 신호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낮에 졸지 않으려면 밤잠에서 세 가지 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첫째 적당한 수면의 양. 개인차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성인은 7시간 반~8시간을 자는 것이 좋다. 둘째 밤 12시 전에 자야 한다. 한진규 원장은 "인간은 원시시대부터 전기 공급이 보편화된 1950년대 전까지는 밤 12시 전에 잤다. 그래서 12시 전에 잠자리에 들어야 숙면을 취할 수 있다" 고 했다. 셋째 총 수면 시간의 15%가 깊은 잠 단계인 '3단계 수면'에 해당해야 한다. 한 원장은 "이 세 가지만 충족되면 뇌가 잘 잤다는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아침에 저절로 눈이 떠진다"고 했다.

그러나 현대인들에게 '숙면의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잠이 들려면 뇌의 생체시계가 꺼져야 하는데 퇴근 시간이 늦으면 뇌가 각성 상태를 유지하게 돼 쉽게 잠들지 못한다. 피곤하면 잠이 잘 올 거라고 생각하지만 몸의 피로는 오히려 뇌를 깨운다. 침대에 누워 잠들기 전 하루를 정리하고 다음 날을 준비하는 '성실한 습관'도 숙면의 적(敵)이다. 이은 교수는 "스케줄 정리는 눕기 전에 마치고 잠자리에선 잠만 자야 한다"고 말했다.

'수면 빚'은 위험하다

낮에 졸리는 현상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수면의학 권위자인 미국 수면의학자 윌리엄 디멘트는 "졸음에 대한 무지를 '국가 비상 사태'로 본다"고 했다. 그는 저서 '수면의 약속'에서 '수면 빚(sleep debt)'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디멘트에 따르면 수면 부족의 축적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는 점에서 금전적인 빚과 같다. 졸음은 '졸음 운전' 이상의 위험을 초래한다. 1989년 수백만갤런의 원유를 바다로 쏟아낸 유조선 엑손 발데스호 좌초 사건은 이틀간 6시간밖에 자지 못한 3등 항해사의 수면 부족이 원인이었다. 우주선 챌린저호 폭발 사건도 미 항공우주국(NASA) 책임자들의 심각한 수면 부족에 기인했다. 디멘트는 "졸음은 경쟁력을 갉아먹는다. 집중력 저하, 의사 결정의 지연과 오류, 무관심, 동기 상실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직장에서의 의사 결정이 생명을 좌우하지는 않지만 생계를 좌우하기는 한다"고 썼다.

수면 부족은 건강에도 치명적이다. 뇌는 잠을 자는 동안 각종 호르몬을 분비해 몸의 균형을 맞춘다. 당뇨도, 각종 염증 질환도 잘 자야 호전된다. 수면무호흡 환자는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정상인보다 높다. 심장이 뇌에 산소를 보내느라 밤사이 무리를 하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 유발 물질로 알려진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도 잠이 부족하면 뇌에 축적된다. 이은 교수는 "흔히들 수면제가 몸에 안 좋다고 꺼리는데 수면제가 인체에 끼치는 해악보다 잠을 못 자고 버티는 것이 몸에 더 나쁘다"고 말했다.

불면에 시달리는 사람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09년 30만5029명에서 2014년 48만7202명으로 5년 새 약 18만2000명이 늘어났다.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어두울 때 뇌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데, 스마트폰, 인터넷, TV 등이 내뿜는 '빛 공해'가 이 호르몬의 분비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100자평

2015.05.27 20:08:53신고 | 삭제
에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늙은놈이 조금 졸았다고 죽였을까?---- 글쎄?????-------
2015.05.27 19:25:36신고 | 삭제
불면증보다 수면이 몸에 좋은건안다. 하지만 그것이 맘대로 안되니 문제. . .그렇다고 약에 의존하기는 싫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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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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