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은 타고나는 것… 성형한다고 해서 바뀌지 않는다"
출세하는 얼굴 따로 있어
눈이 잘 생겨야 官運 좋아… 저속해선 안되고 格 있어야
인상과 관상은 다른 차원
연쇄살인마 강호순을 봐라… 인상은 그지없이 좋지않나… 관상대로 살게 돼 있어요
- 신기원은“사람은 타고난 복 의 기운에 따라 마음이 움직이고 결국 생긴 대로 살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 채승우 기자
신기원은 관상을 다룬 허영만의 만화 '꼴'의 감수자이자 작중 인물이다.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후보의 당선을 예견했고, 명리학자 조용헌이 꼽은 우리 시대 대표 관상가 중 한명이기도 하다. 그와 대면한 건 영화 '관상'의 흥행 때문이었다. 관상으로 어디까지 알 수 있는가, 출세하는 관상은 따로 있는 것인가? 25일 저녁 신기원의 서울 노원구 상계동 아파트에서 서안(書案)을 사이에 두고 그와 마주 앉았다.
◇극 중 관상가는 神眼…나는 겨우 開眼
―영화를 보셨나?
"관상을 다룬 영화라길래 추석 연휴 때 식구들과 함께 봤다."
―영화에선 관상으로 살인범을 잡는데.
"좀 과장된 것이긴 하지만 '신안(神眼)'이 열린 관상가라면 그럴 수 있다. 그 정도 기재(奇才)는 100년, 1000년에 한 사람 나온다."
―관상가로서 기억에 남는 장면은?
"수양대군이 관상가의 아들을 죽이는 장면이다. 관상가를 너무 모멸한 장면이잖나. 자기 아들이 절명할 줄 몰랐다는 것인데, 그 정도 신안을 지닌 관상가라면 미리 알고 현명한 선택을 했을 것이다. 극의 전개상 모순적인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신안의 경지에 오른 실존 인물이 있나?
"가장 가까이로는 5·16 혁명 당시 박정희 소장의 뒤에 있었던 지창용(池昌龍·1922~1999) 선생이 있다. 근세 최고의 관상가였다." 지창용은 한국 현대 풍수지리의 태두로 불리는 지관이다. 1961년 5·16 당시 거사일을 택일하고, 그 성공을 예언한 인물로 알려졌다.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묏자리를 잡아준 것도 지창용이라고 한다.
―선생은 어떤 경지인가?
"나는 겨우 사람의 속내와 본성을 꿰뚫어보는 정도다. 개안(開眼)의 경지라고 할 수 있다. 마흔여섯 때 일이다. 그 전까지는 부분에 집착했다. 개안한 뒤로는 전체를 보게 됐다."
신기원은 1939년 경북 문경에서 한의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한학과 동양철학에 심취했고, 1965년부터 본격적으로 관상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 (왼쪽부터) 신격호 회장 / 영화배우 송강호 / 이건희 회장 / 영화배우 백윤식 / 유재석
◇"관상 거스르는 사람 한 명도 못 봤다"
―착한 식당을 찾아내는 한 TV프로그램을 보면 양심적인 업소의 주인은 한결같이 그늘이 없는 얼굴이더라.
"우연이 아니다. 관상학적으로 진선지인(眞善之人), 즉 근본이 착한 사람들이다. 요즘 말로 진국이다. 양심, 좋은 마음이 얼굴에 나타난 것이다. 우리 정도면 대번에 알아본다. 1초도 안 걸린다."
―진국들은 관상학적으로 공통점이 있나?
"이것이 진국의 공통적인 관상이다, 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목구비와 얼굴 전체의 기운이 참돼야 한다." 그는 이 대목에서 "인상이 좋은 것과 관상이 좋은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보통 사람들 눈에 호인으로 보여도, 나중에 알고 보면 탐욕스러운 사람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뛰어난 사기꾼일수록 순박해 보이고, 강호순처럼 인상이 그지없이 좋은 연쇄살인마가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출세하는 관상이 따로 있는 것인가?
"관운이 좋은 사람이다. 관운은 관학당(官學堂), 즉 눈이 잘 생겨야 한다. 눈에 격이 있어야 한다. 저속해서는 안 된다."
관상학의 고전인 마의상법(麻衣相法)은 "눈은 관학당이니 길고 맑아야 관리의 직위를 주관한다"고 전한다.
―머리가 좋아야 출세하는 것 아닌가?
"머리 좋은 것하고 관운은 상관이 없다.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관학당에 관록을 타고나지 않으면 애를 써도 출세할 수 없다."
한번은 서른세 살 사법고시 10수생이 그를 찾아왔다. 서울 법대를 나온 청년이었다. "방에 들어서는데 딱 보니 경상도 선비 상이야. '관운이 없네!' 그랬지. 그가 털썩 앉으며 '영원히 없습니까?' 그래요. '영원히 없다'고 했지. 눈에 신기(神氣)가 부족했어요. 서울 법대 들어간 사람이 머리가 모자랐겠어요, 10번을 했는데 노력이 모자라는 거요? 관운이 없는 거지."
―어떻게 그렇게 단정할 수 있나. 관상을 거스르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 않나?
"50년 관상을 공부했지만 그런 사람 단 한 명도 못 봤다."
―독실한 신앙심이나 자선, 극한의 노력도 관상을 바꾸지 못하나?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이 얼마나 인색한가. 그 사람이 자선을 베푸나? 그런데 왜 갈수록 승승장구하는가? 부자로 타고난 거다. 좋은 일을 해서 되고, 노력해서 되고 하면 누구나 재벌이 되지. 진짜 부자는 망하는 법이 없다. 재운이 있다면 한때 돈을 벌 수는 있지만 재복이 없으면 지켜내지 못하는 법이다."
―관상 값을 못하는 사람은 없나?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냐? 생긴 대로 살게 돼 있다."
―부족한 관상을 보완할 수는 없나? 예컨대 성형수술 같은 것으로.
"타고난 운의 기운대로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다. 성형한다고 관상이 바뀌지는 않는다."
―철저한 결정론이자 숙명론이네.
"그렇다. 타고난 DNA가 바뀌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무노조 삼성, 노조왕국 현대차의 차이는 관상에서 비롯"
―역대 대통령 중 끝이 좋은 사람이 없다. 관상 탓인가, 권력의 속성인가?
"끝이 좋은 사람이 왜 없나? 김영삼 전 대통령은 노년이 얼마나 좋은데."
―아들이 구속되기도 했고, 임기 말 외환위기를 초래해 경제를 풍비박산 냈잖나?
"아들 구속된 것이야 아들 일이고, IMF 위기야 국민이 (1992년 대선 당시 국민당) 정주영 회장을 안 뽑고 경제를 모르는 YS를 뽑은 탓이지. 관상 자체로는 YS는 귀상(貴相)이다. 그랬으니 정주영을 누르고 대통령이 되고 개인적으론 큰 화가 없었다. 그는 총명한 사람은 아니지만 귀상이다. 귀상은 총명함과는 무관하다."
―영화 속 관상가는 권력과 함께 간다. 현실에서도 관상이 권력에 효용이 있을까?
"멀리 갈 것도 없이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은 지창용·백운학 선생 같은 당대의 관상가를 곁에 뒀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란 유능하면서 진국인 사람이다. 관상가는 면접할 필요도 없이 보자마자 알 수 있다. 삼성에 노조가 없잖나. 그게 다 관상 때문이다." 이병철 회장은 임원 승진이나 신입사원 채용 때 관상을 중시했다. 그는 '단정한 관상'을 선호했다고 한다.
"단정한 관상엔 반골이 없다. 반골이란 소인배를 말한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서 언제든 대의를 버릴 수 있는 사람이다. 관상학을 공부하고 관상가의 보필을 받았던 이병철은 아무리 유능해도 반골 기질이 있는 사람은 안 뽑았다. 삼성에 소인배가 별로 없다. 그게 현재의 무노조 경영으로 이어진 것이다. 관상을 무시했던 아들 이건희 회장은 김용철 변호사한테 당했지만. 반면 정주영 회장은 관상학적으론 이병철 회장보다 10배, 100배나 그릇이 큰 거인이었지만 관상을 중시하지 않았다. 사람 보는 눈이 없었다는 말이다. 오늘날 현대차가 연봉 1억원을 줘도 더 달라고 외치는 노조 왕국이 돼 고생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노동운동권이나 진보 진영에선 펄쩍 뛸 소리다.
"관상학적으로 그렇다는 말이다."
◇여자가 관상 보기 훨씬 어려워
―옛사람 말고 현재의 인물 중 돋보이는 관상은 없나?
"기업가 중에선 창업주만 한 2세, 3세가 안 보인다. 부영그룹의 이중근 회장은 부자로서 귀상인 사람이다. 그는 격이 있다."
―정치가 중에선?
"정치인은 기세다. 기세라면 현재로선 박근혜 대통령이다. 문재인은 기세가 부족했다. 기세를 나타내는 관골(광대뼈)이 약하다. 안철수씨는 그릇이 작고, 박원순은 기세가 약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무슨 관골이 있나?
"여자는 관골을 안 본다. 그의 기는 눈에 있다."
―연예인 중에선 누가 돋보이나? 예컨대 장수 국민 MC라는 유재석은 어떤가?
"시골 부자 상이다. 옛날로 치면 100석, 200석짜리 소부(小富)다."
―영화 '관상' 출연진의 관상을 본다면?
"관상가 김내경 역의 송강호는 능력이 있는 상이다. 유대인의 코를 지녔다. 능력이 코에서 나온다. 멋지기로는 김종서역의 백윤식씨다."
―귀상인가?
"귀상은 정치인을 하거나 관료가 된다. 예컨대 이순재, 신구, 박근형씨가 귀상이냐? 아니다. 연예인 중엔 귀상이 없다."
―찾아오는 사람 중 벌떡 일어설 만한 귀상은 없었나?
"한 번도 없었다."
―관상가를 찾는 사람들은 뭘 가장 궁금해하나?
"돈이다. 열에 아홉은 언제 부자가 될 수 있는지 물어본다. 그리고 연예인 되고 싶다고 찾아오는 젊은이들이다."
―스타가 될 만한 재목이 있던가?
"단언컨대 없었다. 그 길로 가서는 성공할 수 없다고 순리로 설득했다."
―정치인들은 안 찾아오나?
"뭐 선거철이 되면 국회의원 나부랭이 정도지."
―관상이 안 읽히는 사람도 있나?
"보고 또 봐도 아리까리, 아리까리한 경우가 있다. 대개가 여자다. 남자보다 여자가 관상을 읽기가 훨씬 어렵다."
―관상도 틀릴 때가 있다는 걸로 들리는데.
"관상에 한계는 없다. 내가 공부가 부족해 못 읽는 것이지."
―한날한시에 난 쌍둥이도 관상이 다른가?
"5분 차이로 형·아우가 된 일란성 쌍둥이가 있다. 사주도 얼굴도 똑같다. 형은 강남에서 잘나가는 의사이고, 동생은 고시에 실패하고 병원 사무직으로 일한다. 의사인 형은 내가 강의하는 관상학 학원에서 수년간 수업을 들었다. 그런 형이 봐도 자신과 동생의 인생을 가른 관상의 차이를 알 수 없었던 모양이다. 형이 아우를 데리고 내게 왔었다."
―쌍둥이의 인생을 가른 것은 뭐였나?
"다 똑같아 보이는데 동생이 눈의 신기가 약했다. 그리고 목소리가 달랐다. 청아한 형에 비해 동생은 거칠거칠했다. 마의상법은 관상의 완성을 목소리라고 본다. 다른 모든 것이 좋아도 목소리가 나쁘면 완벽한 관상이 못 된다. 그런 예가 바로 김종필씨다. 그는 세상에 없는 귀상이다. 그런데도 그가 최고 권좌에 못 오른 것은 탁성 때문이다. 반면 최근 공직자 중에서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목소리까지 갖춘 귀상이다."
―감찰을 놓고 황 장관과 갈등을 빚은 채동욱 검찰총장은 관상이 어떤가?
"귀상은 아니다. 귀상이었다면 설령 혼외자가 있다고 해도 망신당하는 식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관상가 신기원의 관상은?
"내 마음을 아니까 한탄을 한다. 마음이 크지 못하다. 작은 일에 얽매인다. 물론 그래서 관상 공부를 할 수 있었다. 마음이 심대한 사람은 이런 관상 공부 안 한다."
당대 대표 관상가에게 슬쩍 물었다.
―기자의 관상은 어떤가. 재복은 있어 보이나?
"재복이 있으면 왜 기자를 해!"
―착한 식당을 찾아내는 한 TV프로그램을 보면 양심적인 업소의 주인은 한결같이 그늘이 없는 얼굴이더라.
"우연이 아니다. 관상학적으로 진선지인(眞善之人), 즉 근본이 착한 사람들이다. 요즘 말로 진국이다. 양심, 좋은 마음이 얼굴에 나타난 것이다. 우리 정도면 대번에 알아본다. 1초도 안 걸린다."
―진국들은 관상학적으로 공통점이 있나?
"이것이 진국의 공통적인 관상이다, 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목구비와 얼굴 전체의 기운이 참돼야 한다." 그는 이 대목에서 "인상이 좋은 것과 관상이 좋은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보통 사람들 눈에 호인으로 보여도, 나중에 알고 보면 탐욕스러운 사람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뛰어난 사기꾼일수록 순박해 보이고, 강호순처럼 인상이 그지없이 좋은 연쇄살인마가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출세하는 관상이 따로 있는 것인가?
"관운이 좋은 사람이다. 관운은 관학당(官學堂), 즉 눈이 잘 생겨야 한다. 눈에 격이 있어야 한다. 저속해서는 안 된다."
관상학의 고전인 마의상법(麻衣相法)은 "눈은 관학당이니 길고 맑아야 관리의 직위를 주관한다"고 전한다.
―머리가 좋아야 출세하는 것 아닌가?
"머리 좋은 것하고 관운은 상관이 없다.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관학당에 관록을 타고나지 않으면 애를 써도 출세할 수 없다."
한번은 서른세 살 사법고시 10수생이 그를 찾아왔다. 서울 법대를 나온 청년이었다. "방에 들어서는데 딱 보니 경상도 선비 상이야. '관운이 없네!' 그랬지. 그가 털썩 앉으며 '영원히 없습니까?' 그래요. '영원히 없다'고 했지. 눈에 신기(神氣)가 부족했어요. 서울 법대 들어간 사람이 머리가 모자랐겠어요, 10번을 했는데 노력이 모자라는 거요? 관운이 없는 거지."
―어떻게 그렇게 단정할 수 있나. 관상을 거스르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 않나?
"50년 관상을 공부했지만 그런 사람 단 한 명도 못 봤다."
―독실한 신앙심이나 자선, 극한의 노력도 관상을 바꾸지 못하나?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이 얼마나 인색한가. 그 사람이 자선을 베푸나? 그런데 왜 갈수록 승승장구하는가? 부자로 타고난 거다. 좋은 일을 해서 되고, 노력해서 되고 하면 누구나 재벌이 되지. 진짜 부자는 망하는 법이 없다. 재운이 있다면 한때 돈을 벌 수는 있지만 재복이 없으면 지켜내지 못하는 법이다."
―관상 값을 못하는 사람은 없나?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냐? 생긴 대로 살게 돼 있다."
―부족한 관상을 보완할 수는 없나? 예컨대 성형수술 같은 것으로.
"타고난 운의 기운대로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다. 성형한다고 관상이 바뀌지는 않는다."
―철저한 결정론이자 숙명론이네.
"그렇다. 타고난 DNA가 바뀌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무노조 삼성, 노조왕국 현대차의 차이는 관상에서 비롯"
―역대 대통령 중 끝이 좋은 사람이 없다. 관상 탓인가, 권력의 속성인가?
"끝이 좋은 사람이 왜 없나? 김영삼 전 대통령은 노년이 얼마나 좋은데."
―아들이 구속되기도 했고, 임기 말 외환위기를 초래해 경제를 풍비박산 냈잖나?
"아들 구속된 것이야 아들 일이고, IMF 위기야 국민이 (1992년 대선 당시 국민당) 정주영 회장을 안 뽑고 경제를 모르는 YS를 뽑은 탓이지. 관상 자체로는 YS는 귀상(貴相)이다. 그랬으니 정주영을 누르고 대통령이 되고 개인적으론 큰 화가 없었다. 그는 총명한 사람은 아니지만 귀상이다. 귀상은 총명함과는 무관하다."
―영화 속 관상가는 권력과 함께 간다. 현실에서도 관상이 권력에 효용이 있을까?
"멀리 갈 것도 없이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은 지창용·백운학 선생 같은 당대의 관상가를 곁에 뒀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란 유능하면서 진국인 사람이다. 관상가는 면접할 필요도 없이 보자마자 알 수 있다. 삼성에 노조가 없잖나. 그게 다 관상 때문이다." 이병철 회장은 임원 승진이나 신입사원 채용 때 관상을 중시했다. 그는 '단정한 관상'을 선호했다고 한다.
"단정한 관상엔 반골이 없다. 반골이란 소인배를 말한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서 언제든 대의를 버릴 수 있는 사람이다. 관상학을 공부하고 관상가의 보필을 받았던 이병철은 아무리 유능해도 반골 기질이 있는 사람은 안 뽑았다. 삼성에 소인배가 별로 없다. 그게 현재의 무노조 경영으로 이어진 것이다. 관상을 무시했던 아들 이건희 회장은 김용철 변호사한테 당했지만. 반면 정주영 회장은 관상학적으론 이병철 회장보다 10배, 100배나 그릇이 큰 거인이었지만 관상을 중시하지 않았다. 사람 보는 눈이 없었다는 말이다. 오늘날 현대차가 연봉 1억원을 줘도 더 달라고 외치는 노조 왕국이 돼 고생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노동운동권이나 진보 진영에선 펄쩍 뛸 소리다.
"관상학적으로 그렇다는 말이다."
◇여자가 관상 보기 훨씬 어려워
―옛사람 말고 현재의 인물 중 돋보이는 관상은 없나?
"기업가 중에선 창업주만 한 2세, 3세가 안 보인다. 부영그룹의 이중근 회장은 부자로서 귀상인 사람이다. 그는 격이 있다."
―정치가 중에선?
"정치인은 기세다. 기세라면 현재로선 박근혜 대통령이다. 문재인은 기세가 부족했다. 기세를 나타내는 관골(광대뼈)이 약하다. 안철수씨는 그릇이 작고, 박원순은 기세가 약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무슨 관골이 있나?
"여자는 관골을 안 본다. 그의 기는 눈에 있다."
―연예인 중에선 누가 돋보이나? 예컨대 장수 국민 MC라는 유재석은 어떤가?
"시골 부자 상이다. 옛날로 치면 100석, 200석짜리 소부(小富)다."
―영화 '관상' 출연진의 관상을 본다면?
"관상가 김내경 역의 송강호는 능력이 있는 상이다. 유대인의 코를 지녔다. 능력이 코에서 나온다. 멋지기로는 김종서역의 백윤식씨다."
―귀상인가?
"귀상은 정치인을 하거나 관료가 된다. 예컨대 이순재, 신구, 박근형씨가 귀상이냐? 아니다. 연예인 중엔 귀상이 없다."
―찾아오는 사람 중 벌떡 일어설 만한 귀상은 없었나?
"한 번도 없었다."
―관상가를 찾는 사람들은 뭘 가장 궁금해하나?
"돈이다. 열에 아홉은 언제 부자가 될 수 있는지 물어본다. 그리고 연예인 되고 싶다고 찾아오는 젊은이들이다."
―스타가 될 만한 재목이 있던가?
"단언컨대 없었다. 그 길로 가서는 성공할 수 없다고 순리로 설득했다."
―정치인들은 안 찾아오나?
"뭐 선거철이 되면 국회의원 나부랭이 정도지."
―관상이 안 읽히는 사람도 있나?
"보고 또 봐도 아리까리, 아리까리한 경우가 있다. 대개가 여자다. 남자보다 여자가 관상을 읽기가 훨씬 어렵다."
―관상도 틀릴 때가 있다는 걸로 들리는데.
"관상에 한계는 없다. 내가 공부가 부족해 못 읽는 것이지."
―한날한시에 난 쌍둥이도 관상이 다른가?
"5분 차이로 형·아우가 된 일란성 쌍둥이가 있다. 사주도 얼굴도 똑같다. 형은 강남에서 잘나가는 의사이고, 동생은 고시에 실패하고 병원 사무직으로 일한다. 의사인 형은 내가 강의하는 관상학 학원에서 수년간 수업을 들었다. 그런 형이 봐도 자신과 동생의 인생을 가른 관상의 차이를 알 수 없었던 모양이다. 형이 아우를 데리고 내게 왔었다."
―쌍둥이의 인생을 가른 것은 뭐였나?
"다 똑같아 보이는데 동생이 눈의 신기가 약했다. 그리고 목소리가 달랐다. 청아한 형에 비해 동생은 거칠거칠했다. 마의상법은 관상의 완성을 목소리라고 본다. 다른 모든 것이 좋아도 목소리가 나쁘면 완벽한 관상이 못 된다. 그런 예가 바로 김종필씨다. 그는 세상에 없는 귀상이다. 그런데도 그가 최고 권좌에 못 오른 것은 탁성 때문이다. 반면 최근 공직자 중에서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목소리까지 갖춘 귀상이다."
―감찰을 놓고 황 장관과 갈등을 빚은 채동욱 검찰총장은 관상이 어떤가?
"귀상은 아니다. 귀상이었다면 설령 혼외자가 있다고 해도 망신당하는 식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관상가 신기원의 관상은?
"내 마음을 아니까 한탄을 한다. 마음이 크지 못하다. 작은 일에 얽매인다. 물론 그래서 관상 공부를 할 수 있었다. 마음이 심대한 사람은 이런 관상 공부 안 한다."
당대 대표 관상가에게 슬쩍 물었다.
―기자의 관상은 어떤가. 재복은 있어 보이나?
"재복이 있으면 왜 기자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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