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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규직 미련 버렸다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삶 희생해 얻는 건 스트레스, 지금 이순간 행복한 게 최고
-전문가들 "사회이슈 될 것"
현실 安住 젊은이 많아지면 경제성장에 부담될 수도
연세대를 졸업한 조모(26)씨는 지난해 대형 가구 회사에 입사해 연봉 3200만원을 받았지만 입사 5개월 만에 퇴사했다. 조씨는 "회사가 희생을 강요했다. 매일 오전 8시에 출근해 밤 9시에 퇴근하는 생활을 반복하다 보니 '이렇게 일해서 뭘 얻는 건가' 하는 회의가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가구를 파는 좀비였다"고 했다.
회사를 나온 조씨는 학원 계약직 영어 강사로 취업했다. 연봉은 700만원쯤 줄었지만 업무 시간은 4분의 1로 감소했다. 그는 최근 강사직도 그만뒀다. 조씨는 "그간 모은 900만원으로 올해는 일하지 않고 지낼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불안한 마음이 없진 않지만 생활비로 월 60만원만 쓰기 때문에 1년은 별걱정 없다. 지금은 스트레스도 없고 행복하다"고 했다. 조씨는 "소박하지만 문화생활도 가능하고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만으로도 내 선택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회사를 나온 조씨는 학원 계약직 영어 강사로 취업했다. 연봉은 700만원쯤 줄었지만 업무 시간은 4분의 1로 감소했다. 그는 최근 강사직도 그만뒀다. 조씨는 "그간 모은 900만원으로 올해는 일하지 않고 지낼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불안한 마음이 없진 않지만 생활비로 월 60만원만 쓰기 때문에 1년은 별걱정 없다. 지금은 스트레스도 없고 행복하다"고 했다. 조씨는 "소박하지만 문화생활도 가능하고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만으로도 내 선택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정규직으로 입사해 뼈 빠지게 일해도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서울대 4학년인 오모(26)씨는 지난해 봄 한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며 대기업 입사의 꿈을 접었다. 그는 "아침 6시에 일어나 오후 7시에 퇴근해 씻고 자는 생활이 반복됐다"며 "그렇게 일한다고 떼돈을 버는 것도 아닌데 정규직이 되면 그보다 더 심할 것 아니냐"고 했다. 그는 지난해 말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에서 파트타임으로 논술 첨삭을 하며 52만원을 벌었다. 오씨는 "정규직 취업은 힘든 시대지만 아르바이트 자리는 많다. 업무 강도가 낮은 계약직으로 일하면 월 100만~200만원은 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연말 대기업에 취업한 친구들이 아등바등 제 발로 지옥으로 걸어 들어간 것 같아 불쌍하다"고 했다.
정규직에 목매지 않는 한국판 사토리 세대의 직업 선택 기준은 '여유 있는 삶 보장'이다. 대학을 2년째 휴학 중인 임모(23)씨는 백화점 콜센터 계약직으로 월 120만원을 벌고 있다. 오전 10시 반 출근, 오후 7시 반 퇴근, 토·일요일은 휴무인 일자리다. 월급의 50만원은 저축하고 10만~15만원은 데이트할 때 쓴다. 그는 "주위에서는 정규직 알아보라고 성화지만 그렇게 삶을 희생해서 얻는 건 스트레스밖에 없지 않으냐"고 했다. 경희대를 졸업한 박샘(25)씨는 경기도 일산에서 디자인 관련 재택 아르바이트를 하며 월 80만원을 번다. 박씨는 "일하고 싶을 때 일하면서 꼭 필요한 만큼만 벌어 취미생활 하며 산다. 정규직이라고 미래가 보장되는 시대는 끝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성균관대 구정우 사회학과 교수는 "고용 없는 성장, 저성장 시대가 이어지면서 이런 젊은이들이 늘어나 곧 사회적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 교수는 "개인의 선택이지만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경제성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사토리 세대(달관 세대)
1980년대 중후반~90년대에 태어난 10대 후반~20대 중반 일본 젊은이 중 미래는 절망적이지만 '지금'은 행복하다고 말하는 세대를 일컫는 말. 사토리는 '득도, 깨달음'이란 뜻으로, '안분지족'하는 법을 깨달은 세대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욕망 없는 세대'인 이들은 비록 경기 침체로 정규직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중저가 옷을 입고 햄버거를 먹으면서도 행복을 느낀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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