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숙박… 첫 화면의 블로그 후기 95%는 광고”
강은지 기자 , 이건혁기자 , 이샘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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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21 03:00:00 수정 2014-11-21 10:43:28
인터넷 강의업체 ‘댓글 전쟁’ 계기로 본 ‘입소문 마케팅’ 실태○ 알바생이나 블로거가 돈 받고 올려
“친구들 모임 장소를 고민하다 우연히 찾은 △△레스토랑, 맛도 분위기도 최고였어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맛집’ ‘식당 추천’ 등의 검색어로 검색하면 줄줄이 나오는 위와 같은 글은 대부분 광고글이라고 홍보대행업체 관계자들은 말한다. 최근까지 홍보대행업체를 운영했던 A 씨는 “블로그나 카페 글 중 상단에 노출되는 글은 95% 광고”라며 “검색 결과 최상단은 홍보대행업체의 1순위 공략 대상”이라고 말했다. 아르바이트생이나 돈을 받는 블로거들이 올리는 이런 광고글은 소비자들이 검색 정보에 의존하는 요식업계와 숙박업계에서 애용한다.
영화업계와 연예계에서도 입소문 마케팅을 사용한다. 한 영화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영화 개봉 전 ‘기대감’을 높이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별점 테러’는 이미 구식이며, 최근에는 주연 배우 팬카페와 연계한 온라인 활동이나 시사회 등 온라인 이벤트를 활용해 입소문을 내는 방식을 쓴다고 말했다. 연예인들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에 자신을 노출시키기 위해 홍보대행사를 이용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한 연예인의 검색어 노출을 의뢰받아 작업했다는 B 씨는 “프로그램을 활용해 한 시간에 700∼1000만 원씩 받고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최상위권에 이름을 노출시켜줬다”고 털어놨다.
○ 광고주 압박에 ‘악플’도 달아
입소문 마케팅 초기에는 업주가 직접 하거나 지인을 동원했지만, 최근에는 홍보대행업체가 영업활동을 통해 모집한다. 9월 서울 강남구에 카페를 연 오모 씨(30)는 입소문을 내주겠다며 찾아온 업체가 10여 곳에 이른다고 말했다. 오 씨가 받은 견적서에는 △블로거 10명 실제 방문후기 작성 50만 원 △방문 없는 (가공된) 후기 10건 30만 원 △유명 카페 상단 노출 1건 50만 원 등의 구체적인 가격이 적혀 있었다.
광고주들은 경쟁사를 공격하기 위해 ‘악성 댓글’을 달 것을 은근슬쩍 요구한다. A 씨는 “회의 때 지나가는 말처럼 ‘상대가 눈에 거슬려’라는 식으로 사인을 주면, 아르바이트생을 동원해 악플을 단다”고 말했다. 악플을 달기 위해 업체들이 대포폰까지 동원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디지털대성의 여론 조작 의혹을 제기한 한 관계자는 “휴대전화 유심칩이나 대포폰을 대량 구매해 포털사이트 인증을 받으면, 이용자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댓글을 달 수 있다”고 말했다.
이건혁 gun@donga.com ·이샘물·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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