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천재 수학소녀’ 하버드 스탠퍼드 합격 사실 아닌 것으로 드러나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에 동시에 입학 허가를 받아 ‘천재 수학소녀’로 보도된 미국 토머스제퍼슨 과학고 3학년 김정윤양의 주장이 상당 부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두 대학은 김양이 공개한 합격증이 모두 위조됐다고 경향신문에 확인했다.
애나 코웬호번 하버드대 공보팀장은 9일 경향신문과 전화 통화에서 “김정윤양이 갖고 있는 하버드 합격증은 위조된 것”이라고 밝혔다.
코웬호번 팀장은 애초 학생 개인의 합격 여부에 대해서는 제3자에게 알려줄 수 없다며 이 부분을 확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과 토머스제퍼슨고등학교에서 이 문제가 공적인 관심을 끄는 주제라는 점을 알게 된 뒤 “김양은 하버드대에 합격한 사실이 없고, 앞으로도 하버드대에 다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웬호번 팀장은 김양의 아버지 김정욱 넥슨 전무가 경향신문에 제공한 합격증에 대한 진위 위부를 재차 묻자 입학처와 상의한 뒤 “합격증은 위조된 것”이라고 최종 확인했다. 코웬호번 팀장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하버드 합격증의 양식은 이미 공개돼 있고, 합격증 위조는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한국 언론에 보도된 것과 달리 스탠퍼드대에 2년 간 수학한 뒤 하버드대에서 공부를 마치고 어느 한 쪽으로부터 졸업장을 받는 프로그램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김양 관련 보도 이후 일반 학부모들에게 김양 같은 프로그램의 혜택을 자신들도 받을 수 없겠냐는 문의가 자주 들어와 수학과와 입학처에 확인한 결과”라고 말했다.
스탠퍼드대의 리사 라핀 대외홍보담당 부총장은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김양 측이 (경향신문을 통해) 공개한 스탠퍼드 합격증은 위조됐다. 진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양이 말한 것으로 보도된 스탠퍼드와 하버드 양측에서 수학한 뒤 졸업장을 어느 한쪽에서 받는 조건으로 입학하는 특별 전형이 우리 대학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양의 수학적 천재성을 알아보고 두 대학에서 모두 공부할 수 있도록 특별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합의했다고 보도된 두 대학의 수학과 교수들도 김양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조셉 해리스 하버드대 수학과 교수는 경향신문과 e메일 인터뷰에서 “새라 김(김정윤양의 미국명)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고, 그녀에 대해 대학 입학당국이 어떤 결정을 했는지는 내가 말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제이컵 폭스 스탠퍼드대 수학과 교수는 e메일 인터뷰에서 “내가 그녀의 멘토였던 적이 없고 내가 그녀와 함께 연구하게 되는 일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을 처음 전한 미주 중앙일보는 김양 어머니의 말을 인용해 두 교수와 매사추세츠공대(MIT) 수학과의 피터 시크바리 교수가 김양이 지난해 MIT 수학 연구프로그램에 제출했던 논문의 천재성을 극찬하며 서로 김양을 자신의 학교로 데려가려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양은 지난해 MIT에서 주최한 제 4회 ‘프라임스 미국(PRIMES USA)’이라는 연구 프로그램에 그래프 이론에 대한 논문(Connected Matchings in Graphsof Independence Number2)을 제출했다. 미주 중앙일보는 김양의 연구를 접한 세 교수가 “이 연구에 대한 김양의 수학적 증명이 완성되면 전세계는 또 한번의 거대한 컴퓨터 혁명을 맞게 될 수도 있다”며 “그간 많은 수학자들이 매달려 왔던 과제에 대해 김 양이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고 흥분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양에 대한 보도가 한국 언론에 나간 뒤 일각에서 MIT 수학과 웹사이트에 올라온 그의 논문이 2005년 논문을 표절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논문은 9일 현재 MIT 웹사이트에서 삭제된 상태다. 김양 연구의 멘토 역할을 했던 시크바리 교수와 MIT 수학과 측은 경향신문 문의에 일체 답을 하지 않았다.
한국에 있는 김양의 아버지 김정욱씨는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아이와 하버드의 해리스 교수 사이에 6개월간 주고 받은 e메일을 공개할 용의도 있다”며 “두 대학의 합격증이 위조되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양이 재학 중인 토머스제퍼슨과학고의 브랜든 코삿카 학생담당 과장은 경향신문과 e메일 인터뷰에서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 때문에 우리 학교는 부모의 동의 없이 특정 학생에 대해 코멘트할 수 없다.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양이 미국의 유명 대학들에 합격했다는 소식은 지난 3일 국내 언론들을 통해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경향신문도 국내 언론 보도들을 인용해 이 소식을 전했다. 김양은 지난 5일 CBS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스탠퍼드와 하버드에 모두 합격한 사실을 확인하며 “아마 하버드 졸업장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양의 아버지 김정욱 넥슨 전무는 4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정윤이는 스탠퍼드대에 진학해 1~2년간 연구를 발전시키고, 하버드대에서 2~3년을 더 공부할 예정”이라며 “이건 저희가 정한 게 아니고,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의 지도교수들이 협의한 것이다. 정윤이 연구가 그런 가치가 있나 보다 짐작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손제민 특파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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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나 코웬호번 하버드대 공보팀장은 9일 경향신문과 전화 통화에서 “김정윤양이 갖고 있는 하버드 합격증은 위조된 것”이라고 밝혔다.
코웬호번 팀장은 애초 학생 개인의 합격 여부에 대해서는 제3자에게 알려줄 수 없다며 이 부분을 확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과 토머스제퍼슨고등학교에서 이 문제가 공적인 관심을 끄는 주제라는 점을 알게 된 뒤 “김양은 하버드대에 합격한 사실이 없고, 앞으로도 하버드대에 다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웬호번 팀장은 김양의 아버지 김정욱 넥슨 전무가 경향신문에 제공한 합격증에 대한 진위 위부를 재차 묻자 입학처와 상의한 뒤 “합격증은 위조된 것”이라고 최종 확인했다. 코웬호번 팀장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하버드 합격증의 양식은 이미 공개돼 있고, 합격증 위조는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한국 언론에 보도된 것과 달리 스탠퍼드대에 2년 간 수학한 뒤 하버드대에서 공부를 마치고 어느 한 쪽으로부터 졸업장을 받는 프로그램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김양 관련 보도 이후 일반 학부모들에게 김양 같은 프로그램의 혜택을 자신들도 받을 수 없겠냐는 문의가 자주 들어와 수학과와 입학처에 확인한 결과”라고 말했다.
스탠퍼드대의 리사 라핀 대외홍보담당 부총장은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김양 측이 (경향신문을 통해) 공개한 스탠퍼드 합격증은 위조됐다. 진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양이 말한 것으로 보도된 스탠퍼드와 하버드 양측에서 수학한 뒤 졸업장을 어느 한쪽에서 받는 조건으로 입학하는 특별 전형이 우리 대학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양의 수학적 천재성을 알아보고 두 대학에서 모두 공부할 수 있도록 특별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합의했다고 보도된 두 대학의 수학과 교수들도 김양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조셉 해리스 하버드대 수학과 교수는 경향신문과 e메일 인터뷰에서 “새라 김(김정윤양의 미국명)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고, 그녀에 대해 대학 입학당국이 어떤 결정을 했는지는 내가 말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제이컵 폭스 스탠퍼드대 수학과 교수는 e메일 인터뷰에서 “내가 그녀의 멘토였던 적이 없고 내가 그녀와 함께 연구하게 되는 일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을 처음 전한 미주 중앙일보는 김양 어머니의 말을 인용해 두 교수와 매사추세츠공대(MIT) 수학과의 피터 시크바리 교수가 김양이 지난해 MIT 수학 연구프로그램에 제출했던 논문의 천재성을 극찬하며 서로 김양을 자신의 학교로 데려가려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양은 지난해 MIT에서 주최한 제 4회 ‘프라임스 미국(PRIMES USA)’이라는 연구 프로그램에 그래프 이론에 대한 논문(Connected Matchings in Graphsof Independence Number2)을 제출했다. 미주 중앙일보는 김양의 연구를 접한 세 교수가 “이 연구에 대한 김양의 수학적 증명이 완성되면 전세계는 또 한번의 거대한 컴퓨터 혁명을 맞게 될 수도 있다”며 “그간 많은 수학자들이 매달려 왔던 과제에 대해 김 양이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고 흥분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양에 대한 보도가 한국 언론에 나간 뒤 일각에서 MIT 수학과 웹사이트에 올라온 그의 논문이 2005년 논문을 표절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논문은 9일 현재 MIT 웹사이트에서 삭제된 상태다. 김양 연구의 멘토 역할을 했던 시크바리 교수와 MIT 수학과 측은 경향신문 문의에 일체 답을 하지 않았다.
한국에 있는 김양의 아버지 김정욱씨는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아이와 하버드의 해리스 교수 사이에 6개월간 주고 받은 e메일을 공개할 용의도 있다”며 “두 대학의 합격증이 위조되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양이 재학 중인 토머스제퍼슨과학고의 브랜든 코삿카 학생담당 과장은 경향신문과 e메일 인터뷰에서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 때문에 우리 학교는 부모의 동의 없이 특정 학생에 대해 코멘트할 수 없다.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양이 미국의 유명 대학들에 합격했다는 소식은 지난 3일 국내 언론들을 통해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경향신문도 국내 언론 보도들을 인용해 이 소식을 전했다. 김양은 지난 5일 CBS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스탠퍼드와 하버드에 모두 합격한 사실을 확인하며 “아마 하버드 졸업장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양의 아버지 김정욱 넥슨 전무는 4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정윤이는 스탠퍼드대에 진학해 1~2년간 연구를 발전시키고, 하버드대에서 2~3년을 더 공부할 예정”이라며 “이건 저희가 정한 게 아니고,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의 지도교수들이 협의한 것이다. 정윤이 연구가 그런 가치가 있나 보다 짐작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손제민 특파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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