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에 도전하지 않는 한국 기자들
<기고> 다니엘 튜더 전 이코노미스트 서울특파원‘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 발간
레토릭만 늘어놓는 정치인들 비판기자협회보 한국기자협회 입력 2015.06.03. 13:42
단언컨대 난 이 책을 쓸 자격이 없었다. 나는 정치인, 정치학자도 아니다. 한국인도 아닐 뿐더러 한국어를 훌륭하게 구사하지도 않는다. 내가 서양에서 온 외국인이자 기자이자 소위 '명문대' 졸업생이라는 이유로 한국에서 부당한 특권을 누린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내가 항상 하는 말은 이거다. "이건 제 의견이에요. 하지만 제 말을 모두 듣지는 말아주세요." 내가 이 책,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을 통해 전하고 싶은 주요 메시지는 한국인들이 정치 '전문가'라는 사람들과 문화 비평가들의 '토크 콘서트'에 너무 많이 귀를 기울인다는 것, 여야의 기성 정치인들은 '희망' '소통'과 같은 공허한 레토릭만 늘어놓는다는 것이다.
나는 꽤 다른 무엇인가를 제안하려고 한다. 평범한 한국인들이 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논쟁을 벌이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군중의 힘을 이용해 기성 정치계급의 부패와 위선을 척결하자는 것이다. 그런 움직임들이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 국가들의 정당들은 풀뿌리 정당으로 인터넷을 기반으로 발전했으며 10년 전엔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만약 이런 일이 그 곳에서도 가능했다면 '다이나믹 코리아'에서 벌어지지 말란 법이 없다.
한국은 분명 야당의 새로운 형태를 요구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계속해서 패배만 되풀이하고 있으며 정부가 스캔들에 연루되어 있을 때조차 재보선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대통령을 다시 배출하거나 국회의 다수당이 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강력한 철학이나 선거 승리 전략이 부재한 정당이라면 존재의 이유가 없다. 새누리당은 앞의 두 조건 중 하나는 갖췄지만 불행히도 새정치민주연합은 둘 모두 없다. 그러나 항상 2등은 하는 놀라운 능력은 보이고 있는데 이는 곧 새누리당이 항상 권력을 굳건히 잡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그동안 한국 언론의 자유는 계속 침해당하고 있다. 한국에도 인상적이고 양심적인 기자들은 많이 있지만 권위에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얻지는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만약 그런 도전을 하지 못한다면 왜 기자가 존재해야 하는 것인가. 현 정부의 핏줄을 관통하고 있는 '연성 권위주의(soft authoritarianism)'와 대기업의 비대칭적 권력구도, 언론사의 질서를 흩트리는 광고수입 문제들은 한국 언론사들을 갉아먹고 있으며 뉴스를 통해 진짜 이윤을 창출하는 유일한 회사는 네이버뿐이라는 한국인 기자 친구의 말은 틀리지 않다. 하지만 네이버는 뉴스를 쓰거나 제작하지 않는다. 뉴스의 플랫폼을 제공할 뿐이다.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언론은 언론이 아니다.
내 생각에 한국은 표면적으로만 민주주의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1당 독재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야당의 무능과 함께 책임을 묻지 못하는 주류 언론(좌파 진영의 언론 역시 생산적이지 못한 건 매한가지다) 그리고 외부 요인들이 일본의 권위주의를 증대시켰으며 영어권 국가에서도 금권 정치 경향을 짙게 했다는 점을 상기해볼 때, 한국도 진정으로 경쟁력 있는 정치와 정권 교체를 이루는 건 점점 더 어려운 듯하다.
개발주의 모델은 한때 극도로 효율적이었으나 오늘날 한국의 방향성에는 맞지 않다. 한국의 복지 예산은 드라마틱한 수준으로 증대되어야 하며 여성의 권익도 훨씬 더 커져야 한다. 고령화 대책 역시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경쟁력 있는 민주주의가 없이는 미래를 위해 필수적인 변화를 꿈꿀 수 없다.
하지만 이건 역시 나만의 의견이다. 과학적이지 않으며 특화되고 깊이 있는 지식에 근거한 것도 아니다. 내가 책을 낸 건 토론의 장을 열고 싶기 위해서이며 그건 내가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의 성공을 바라며 한국이 영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이 하고 있는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나는 아마도 굉장히 많은 실수를 범하며 살아갈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을 위해 논쟁을 벌일 수 있는 특권은 계속 활용해 나갈 생각이다.
그래서 내가 항상 하는 말은 이거다. "이건 제 의견이에요. 하지만 제 말을 모두 듣지는 말아주세요." 내가 이 책,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을 통해 전하고 싶은 주요 메시지는 한국인들이 정치 '전문가'라는 사람들과 문화 비평가들의 '토크 콘서트'에 너무 많이 귀를 기울인다는 것, 여야의 기성 정치인들은 '희망' '소통'과 같은 공허한 레토릭만 늘어놓는다는 것이다.
한국은 분명 야당의 새로운 형태를 요구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계속해서 패배만 되풀이하고 있으며 정부가 스캔들에 연루되어 있을 때조차 재보선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대통령을 다시 배출하거나 국회의 다수당이 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강력한 철학이나 선거 승리 전략이 부재한 정당이라면 존재의 이유가 없다. 새누리당은 앞의 두 조건 중 하나는 갖췄지만 불행히도 새정치민주연합은 둘 모두 없다. 그러나 항상 2등은 하는 놀라운 능력은 보이고 있는데 이는 곧 새누리당이 항상 권력을 굳건히 잡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그동안 한국 언론의 자유는 계속 침해당하고 있다. 한국에도 인상적이고 양심적인 기자들은 많이 있지만 권위에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얻지는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만약 그런 도전을 하지 못한다면 왜 기자가 존재해야 하는 것인가. 현 정부의 핏줄을 관통하고 있는 '연성 권위주의(soft authoritarianism)'와 대기업의 비대칭적 권력구도, 언론사의 질서를 흩트리는 광고수입 문제들은 한국 언론사들을 갉아먹고 있으며 뉴스를 통해 진짜 이윤을 창출하는 유일한 회사는 네이버뿐이라는 한국인 기자 친구의 말은 틀리지 않다. 하지만 네이버는 뉴스를 쓰거나 제작하지 않는다. 뉴스의 플랫폼을 제공할 뿐이다.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언론은 언론이 아니다.
내 생각에 한국은 표면적으로만 민주주의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1당 독재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야당의 무능과 함께 책임을 묻지 못하는 주류 언론(좌파 진영의 언론 역시 생산적이지 못한 건 매한가지다) 그리고 외부 요인들이 일본의 권위주의를 증대시켰으며 영어권 국가에서도 금권 정치 경향을 짙게 했다는 점을 상기해볼 때, 한국도 진정으로 경쟁력 있는 정치와 정권 교체를 이루는 건 점점 더 어려운 듯하다.
개발주의 모델은 한때 극도로 효율적이었으나 오늘날 한국의 방향성에는 맞지 않다. 한국의 복지 예산은 드라마틱한 수준으로 증대되어야 하며 여성의 권익도 훨씬 더 커져야 한다. 고령화 대책 역시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경쟁력 있는 민주주의가 없이는 미래를 위해 필수적인 변화를 꿈꿀 수 없다.
하지만 이건 역시 나만의 의견이다. 과학적이지 않으며 특화되고 깊이 있는 지식에 근거한 것도 아니다. 내가 책을 낸 건 토론의 장을 열고 싶기 위해서이며 그건 내가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의 성공을 바라며 한국이 영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이 하고 있는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나는 아마도 굉장히 많은 실수를 범하며 살아갈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을 위해 논쟁을 벌일 수 있는 특권은 계속 활용해 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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